북한 멸종위기 수종 보존방안


Ⅰ. 서 언

21세기 범지구적인 화두는 단연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이지만 이들 문제는 서로 격리된 것이 아니라 밀접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현재 지구상 전체 생물종은 약 1,400만 종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175만 종(13%)만이 인간에게 발견되어 존재가 알려져 왔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에 따르면 이 중 15,000종의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현재와 같은 속도가 지속될 경우 2050년경에는 지구상 생물종의 4분의 1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들 생물종의 분포는 한대 1∼2%, 온대 13∼24%, 열대 74∼84%로 추정되며, 열대지역 중에서도 열대우림은 지구표면적의 7%정도인데 비하여 지구 생물종의 약 반수가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 주로 속해있는 열대우림은 최근 각국의 경제개발로 인하여 해마다 그 파괴의 속도가 급격히 증가하여 1980년대 중반까지 매년 약 0.6%(약 1,120만ha)가 감소해 왔으나, 1990년 초에는 1980년 초에 비하여 1.5∼2배로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추세로 생물종다양성의 파괴가 지속된다면 더 이상 인류의 안녕은 보장될 수 없을 것이다.

인류는 높은 지능을 바탕으로 문명을 이루고 급속도로 발전 하면서 더욱 윤택한 삶을 추구하여 왔으며 그 결과는 지금까지 안정된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되었다. 인류 문명이 고도로 발달되어 감에 따라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커지게 되어 지구변화의 속도도 예측불가능 할 정도에 이르렀다. 특히 오늘날의 산업사회를 일구게 되기까지 에너지사용 기술의 개발, 교통수단 및 IT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결국 급격한 도시화와 무분별한 자원의 소모에 의해 지구의 환경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과 환경오염 등으로 현대 산업사회가 발달할수록 생물다양성에 위협을 가하는 요소들이 과거보다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 지구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를 들 수 있다. 기후변화와 생물종은 서로 밀접한 관계로 기후변화로 인해 생물들의 서식환경이 변화하면 생물들은 그에 맞춰 회복하거나 적응하려고 한다. 그러나 급격한 기후의 변화는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적응 속도가 느린 생물종의 경우 종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생물종의 다양성이 변화하면 다시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도시화로 인한 녹지면적의 감소는 자연 생태계의 분획화로 야생생물의 서식지 감소와 이동로 차단, 먹이사슬 파괴로 이어져 생물종 멸종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교통수단의 발달과 국가 간의 교역이 증가하면서 외래생물종의 유입이 많아지는 것도 위협요인이다. 특히 이러한 외부요인에 의하여 생육환경 변화가 지속된다면 분포지가 제한적이고 번식력이 약한 희귀 멸종위기 종들은 더욱 심각한 피해에 노출되어 자원의 소멸 위험성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또한 생물다양성의 위기는 생물종의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 생물다양성 가치를 경제적 개발계획과 연계함으로서 서식지 개발이 가능하다는 부정적 결정에 기인하는데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 체계의 구축으로 선진국으로부터 환경에 대한 연구 및 보존 방법과 정책 수단의 도입, 교육을 이용한 생물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이 필요하다.

본 글에서는 희귀 멸종위기 식물들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되는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과 평가체계 그리고 국내 희귀 멸종위기 식물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는 관련기관들의 연구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내 북한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희귀 멸종위기 종들의 보존을 위해 우리의 기술력이 접목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Ⅱ.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국제적 노력

1. 생물다양성 위협

지구상 생물종은 산림, 습지, 강, 바다, 사막, 빙하 등의 다양한 생육지나 서식지에서 지구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인구증가와 야생동식물의 남획, 각종 개발 및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자연서식지의 파괴에 따라 매년 25,000∼50,000종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다.

이러한 생물종의 감소는 이용가능한 생물자원의 감소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을 단절시켜 생태계의 파괴를 가속화하게 되므로 이를 우려한 국제사회는 1970년대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등 국제협약들을 통하여 생물종 보존에 기여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부터 열대림을 보유한 개도국들이 경제개발을 이유로 산림을 훼손하기 시작함에 따라 생물종의 멸종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21세기 지구촌의 인구증가.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은 생물종의 주요 서식지인 육상이나 해양, 극지방 등의 환경변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범지구적인 문제로 단일 국가만의 사안이 아닌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므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 간의 상호 협력을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저개발 국가 및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생물다양성이 다양한 경우가 많으나 생물권 및 생물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과 이를 보존하기 위한 능력 또한 부족한 상황이다.

열대우림지의 대표적인 아마존 유역을 비롯한 열대지역에서 산림 개발에 의한 초원, 습지, 수계 등의 생태계가 단절되거나 서식지 분획화에 의한 생물종의 감소와 멸종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같이 생물다양성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다양한 인간 간섭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데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인간의 생활관습과 산업화에 의한 내수 및 해양오염에 따른 수생생물종의 감소 및 서식지 변화

⦁도시화, 대규모 택지개발 등으로 생육지나 서식지 교란 및 파괴에 의한 분획화로 생물종 감소 가속화

⦁야생 동·식물의 무분별한 남획, 상업적 산림벌채 및 수렵행위에 의한 개체 수 감소 및 멸종위기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의한 생물서식지의 변화에 따른 개체군 크기 감소와 자연재해에 의한 생육지나 서식지 파괴

⦁외래생물종의 급속한 유입에 의한 자생 생물종들과의 경쟁과 이로 인한 생태계 교란에 의한 생물종 감소

⦁병해충의 국가 간, 대륙 간 이동에 의한 고유종의 취약한 내성 및 감염에 의한 군집, 군락의 도태위험성 증가



2. 생물다양성 보존 노력

생물다양성의 기능과 가치에 대한 인식이 자원보유국과 이용국, 선진국과 개도국, 북반구와 남반구 국가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으나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 보존 노력과 관련 협약들(리우환경회의, 생물다양성 협약, 나고야의정서 등)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생물종의 보존에 대한 인식의 차가 좁혀지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생물다양성의 감소와 소멸 위기가 국제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지만 정작 경제적 개발이 시급한 현실에 직면한 개도국들 중에서는 생물다양성 보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행위들이 지속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생물은 생태계 구성원의 핵심적 가치로, 생물다양성의 유지는 인간에게 제공하는 생태계 서비스의 주요 역할인 서식지 파괴와 교란을 막고 훼손된 생태계 복원 추진으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경제적으로는 생물자원을 활용한 생물 산업과 의약품 산업의 발전도 견인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경제적 발전과 이에 따른 도시화의 영향으로 인간은 생물 다양성 및 서식지보존의 중요성을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라는 명분하에 저평가 하고 있으나 지금도 전 세계 인류는 식량, 의약품, 주거 등에 생물자원을 기반으로 주요 생활을 구축하고 있다.

지구촌 많은 나라들은 생물다양성과 생물자원 보존을 위해 국제 협약들을 체결하여 보존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중 유엔환경개발(UNECD)회의에서 채택된 주요 의제 가운데 생물다양성협약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CBD): 유엔환경개발회의 에서 158개국이 서명하여 1993년부터 국제적으로 발효되었고 우리나라는 1994년에 가입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세계적 인식 확산: 오존층 파괴, 기후온난화, 개발에 따른 서식환경의 악화·남획·천적의 영향에 따른 생물종 및 생태계 파괴

⦁인간이외의 생명체에 대한 존엄성 인식: 윤리적 차원에서 모든 형태의 생명체는 인간에 대한 가치와는 관계없이 그 존엄성이 인정되어야 함(UN 자연헌장)

⦁생물다양성의 경제적 가치 인식: 생물다양성이 생명공학의 기본이 되는 다양한 유전자원의 원천으로 한번 사라진 종은 다시 재생되지 않음. 자연계 물질순환의 주요한 매체가 되어 대기, 수질, 토양 등의 보존에 기여

⦁후진국들의 자국 소유 생물자원에 대한 가치인식: 선진국들의 생물자원 채취 및 개발에 대한 비용 지불, 기술이전 및 재정지원 등 반대급부 요구

⦁생명공학기술의 적절한 관리 요청: 생명공학기술로 개발된 유전자변형생물체의 환경방출시 생태계 파괴 가능

또한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하여 상업적인 국제 거래(수출, 수입, 반출, 반입 등)를 규제하는 협약으로 1973년에 채택된『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 CITES)과 철새의 서식지나 번식지가 되는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 협약으로 1971년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채택되어 람사르협약 또는 습지협약이라고 하는『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 등이 있다.


Ⅲ. 희귀 멸종위기 식물의 국제적 평가 및 분류기준

1. 평가체계 정립

효율적인 생물종의 보존을 위해서는 우선순위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때 객관적인 평가기준에 의해 정해질 때 보다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Given(1991)은 보존을 목적으로 위협에 처한 분류군의 목록을 세분하려는 이유에 대하여‘어떤 종이 더 위협에 처해있는가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해당 종에 대한 법적, 제도적 실행체계와 보존을 위한 재정확보에 있으며 실행 작업에 대한 우선순위 결정과 전체목록을 세분화해서 대중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필요하다고 했다.

국가차원의 평가체계 정립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뉴질랜드는 서식환경의 변화로 많은 식물종이 위협에 처하게 되자 보존우선순위를 평가하는 체제를 개발하게 된다. 일차적으로 광의의 기준으로 대상 종을 선정한 다음 평가항목을 적용하여 점수화한 후 서열화를 하였고 각각의 목적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였다. 영국에서도 유사한 평가체계가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으며, 미국은 멸종위기종법(The Endangered Species Act)을 제정하여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국가차원의 위기종, 특정한 국가차원의 위기종, 국제적 수준에서의 위기종, 일시적으로 지정된 위기종 등 4개의 범주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전, 1999).


2. 희귀종의 분류기준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지구상에 생육하는 식물의 약 13%가 멸종위기에 놓여 있으며 17세기부터 지금까지 피자식물 580여 종류와 동물 488여 종류가 절멸된 것으로 보고하였고, 최근에는 멸종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생물다양성 보존전략의 수립이 요구되면서 자국에 맞는 평가체계 정립과 분류기준 따라 보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널리 준용되고 있는 IUCN의 기준은 희귀 및 멸종위기종의 보존 상태 평가의 객관성, 투명성 제고 및 통일성과 이용자의 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1994년 제시한 이후 현재는 개정을 거쳐『멸종위기종의 카테고리 및 지침』(Guidelines for Using the IUCN Red List Categories and Criteria, Ver.3.1, 2001,2012)에서 전 세계에 분포하는 분류군(미생물은 제외)을 지구적 9등급과 지역적 11등급으로 규정하고 있다.

⦁절멸(Extinct, EX): 한 분류군의 마지막 개체가 죽었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야생절멸(Extinct in the Wild, EW): 분류군이 자연 서식지에서는 절멸한 상태이나 동물원이나 식물원 등지에서 생육 또는 재배하는 개체만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위급(Critically Endangered, CR): 분류군의 가장 유효한 증거가 위급에 해당하는 아래 기준 A부터 E까지의 그 어떤 하나와 일치한 상태로 위급으로 평가된 분류군은 야생에서 극단적으로 높은 절멸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간주한다.

⦁위기(Endangered, EN): 가장 유효한 증거가 위기에 해당하는 기준 A부터 E까지의 그 어떤 하나와 일치한 상태로 야생에서 매우 높은 절멸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간주한다.

⦁취약(Vulnerable, VU): 가장 유효한 증거가 취약에 해당하는 기준 A부터 E까지의 그 어떤 하나와 일치한 상태로 야생에서 높은 절멸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간주한다. 위급, 위기 그리고 취약 범주를 합해 멸종우려(Threatened)라 하나 멸종우려는 IUCN 적색목록 범주는 아니다.

⦁준위협(Near Threatened, NT): 기준에 따라 평가했으나 현재에는 위급, 위기 그리고 취약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 상태로 가까운 장래에 멸종우려 범주 중 하나에 근접하거나 멸종우려 범주 중 하나로 평가될 수 있는 상태이다.











⦁관심대상(Least Concern, LC): 기준에 따라 평가했으나 위급, 위기 그리고 취약 또는 준위협에 해당하지 않은 상태로 널리 퍼져 있고 개체수도 많은 분류군이 이 범주에 해당한다.

⦁정보부족(Data Deficient, DD): 확실한 상태 평가를 하기 에는 정보가 부족한 분류군을 강조하기 위한 범주이다.

⦁미평가(Not Evaluated, NE): 적색목록 기준에 따라 아직 평가하지 않은 분류군에 적용하는 범주이다. 정보부족과 미평가 범주는 분류군의 위협 정도를 반영하지 않는다.


⦁지역절멸(Regionally Extinct, RE): 지역 내에서 한 분류군의 잠재적으로 번식할 수 있는 마지막 개체가 죽었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적용안됨(Not Applicable, NA): 해당 지역에서 위기성 평가에 적합한 대상이 아니라고 간주되는 분류군에 대하여 적용하는 범주이다.

 



Ⅳ. 국내 식물보존 연구동향

1. 희귀 멸종위기 식물 현황

국내에서도 1950년대 말부터 광릉요강꽃과 망개나무 2종을 멸종위기종의 선정으로 희귀식물이라는 개념의 연구가 시작되었다. 70년대 중반 제주도 파초일엽, 물고사리 등 6종을 국내에서 절멸한 것으로 보고하면서 99종의 멸종위기 식물이 조사되었고, 80년대에도 관련 연구자들에 의하여 희귀식물 목록이 작성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학자 개인의 조사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국가 차원의 조사가 아니었으며 국가차원에서 자료를 수집해 보고된 것은 1989년에야『특정야생동식물』이라는 이름으로 최초로 보고되었다.

리우환경개발이후 생물다양성보존에 관심이 높아지고 보존의 시급성이 요구되면서 희귀 및 멸종위기종의 보호는 매우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 급속한 경제개발과 환경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많은 자생지가 위협받고 자원이 소실되는 과오를 범하기도 하였다. 김 등(1999)은 국내에서 생물종다양성 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첫째, 법률적인 제재의 실효성이 적고 문화적으로 식물의 채집을 당연시한 인식과 전통적 관습의 지속. 둘째, 식용·약용 및 관상용 식물 등의 남채. 셋째, 도로건설 및 산업용지·택지조성 등 개발. 넷째, 희귀식물의 외국으로 유출 등을 제시하며 멸종으로 인한 위협요인에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 하였다.

국내에서 자생하는 관속식물 중에서 IUCN에서 권장하는 평가기준에 따라 희귀식물로 선정된 대상 종은 야생멸종(EW)이 파초일엽, 무등풀 등 4종, 멸종위기종(CR)이 광릉요강꽃, 눈잣나무, 섬시호, 털복주머니난 등 144종, 위기종(EN)은 눈향나무, 바람꽃 등 122종, 취약종(VU)이 가문비나무, 만삼, 한계령풀 등 119종, 약관심종(LC)이 구상나무, 만병초, 홀아비바람꽃 등 70종, 각시제비꽃, 섬매발톱나무, 쑥부쟁이 등 112종으로 보고된바 있다(국립수목원, 2008).


2. 식물자원 보존 사업의 시작

국가차원에서 특정식물종이나 이들의 서식처를 보존하기 위하여 농림축산식품부(산림청), 환경부 및 문화재청에서 다양한 법적, 제도적 틀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하고 광범위한 형태의 인위적 간섭에 의해 특정 위기 식물종의 개체군들이 심각한 생존 위협을 받고, 더욱이 식물생태계의 속성을 무시한 채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수많은 개발 사업으로 식물생태계, 특히 경제적 가치가 높은 일부 식물 종은 그 멸종 위험에 처한 사례가 많다.

21세기는 환경의 시대이며 생물다양성보존의 시대라며 자생식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음은 다행스럽고 고무적인 일이나 현행 우리나라의 식물보존은 3개 부처에서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목표의 수립과 정책 수행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김(1999)은 각 행정부서별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과 정리 등에 대한 기초정보의 부족 및 정책방향의 차이로 기관 간에 보존대상이 되는 식물종수의 차이를 꼽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국가적 수준에서 중요한 보존대상이 되는 식물종과 이들의 서식처는 국가적으로 동일한 보존목표의 틀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나아가 인접 국가들의 식물분포 및 보존상황 등을 충분히 검토하여 평가할 필요성 있다고 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식물보존을 위하여 법적, 제도적 측면을 고려하여 식물보존 체계도를 제안 하였다.

국내 자생식물의 대부분은 산지에 분포하고 있어 산림청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2001)는 국립수목원의 역할로 야생식물자원 보존과 이용을 목표로 먼저 우리 자생식물자원의 현황을 파악하고 희귀식물, 특산식물, 자원화 가능성 식물 등으로 검토 후 보존 시급의 정도에 맞게 보존하거나 개발이 가능한 것은 적극 개발한다는 사업체계도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많은 연구자들이 모여 국내 자생식물의 보존 전략수립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토론의 장을 만들고 앞서가는 국가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국내 정책방향이나, 보존현황, 증식, 평가체계, 보존전략 등 구체적이며 실무적인 분야까지 열띤 논의가 진행되면서 오늘의 바탕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3. 식물자원 보존 방법 및 기관별 역할

가. 현지 내 보존

서식지환경 안에서 종간의 변이나 종내의 유전다양성, 이와 관련된 여러 인자들의 집합체인 생태계까지 보존하는 동적인 방법으로 무엇보다 대규모의 개체 확보를 통하여 다양한 정보가 보존될 수 있는 기회를 높여준다. 기관별 사업목적에 따라 차별성 있게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1)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산림청은 우리나라는 산림 내 분포하는 식물의 유전자와 종 또는 산림생태계 보존을 위해 원시림(64개소, 88,696㎢), 희귀식물자생지(119개소, 439,619㎢), 진귀한임상(37개소, 220,826㎢), 유용식물자생지(35개소, 37,144㎢). 고산식물지대(4개소, 15,662㎢), 산림습지지역(92개소, 18,889㎢), 자연상태보존(59개소, 703,356㎢) 등 7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전국 410개소(1,524,192㎢)를 지정하고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관리를 하고 있다.

2) 국립공원

환경부는 자연생태계와 자연, 문화경관 조사·연구 및 보존, 생물종다양성 증진을 위한 야생 동·식물 복원 및 증식, 자연자원 생태변화 관찰을 위해 자연보존지구(1,523㎢), 자연환경지구(5,174㎢), 문화유산지구(19㎢)로 구분하여 전국 22개소(6,726㎢)를 지정 운영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도립공원 29개소(1,122,988㎢), 군립공원 27개소(237,755㎢)를 지정 관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전국토를 대상으로 환경보존 차원에서 동식물을 보호하고 있다.


3) 천연기념물

문화재청에서는 우리 영토 내 문화재의 자연유산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 보존하고자 역사적인 의미가 부여된 수목의 단목이나 임분에 대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신비로운 자연경관과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해 생태계의 보고이자 독특한 식물상을 이루고 서식하는 구역을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나. 현지 외 보존

식물종이 희귀하게 되는 원인은 종에 따라 다르나 서식지파괴 및 분획화, 식물종의 과도한 이용, 환경오염물질의 영향, 외래종의 무분별한 도입 등과 같이 인위적인 요인이 보다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다(Schemske et al.,1994). 서식지 내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나 생존에 위협받고 있는 집단들의 보존이 시급한 경우 그 식물 종을 서식지이외 장소, 즉 수목원이나 식물원 같은 장소로 이동하여 식재하거나, 종자나 생식질을 저온 저장하는 방법 등으로 현지외 보존에 의지하게 된다. 각 기관별 역할과 기능은 다음과 같다.

1) 수목원

생물다양성의 안정적 보존을 위해 2개의 국립수목원과 28개의 공립수목원, 23개의 사립수목원, 3개의 학교수목원 등 총 56개의 수목원이 산림청에 등록되어 운영되고 있다.

⦁국립수목원: 국가 산림생물자원을 총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연구중심 기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의 산림생물자원을 보존·활용

⦁공립수목원(28개소): 향토·자생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

⦁사립수목원(23개소):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식물 보존 및 수목원 문화 전파

⦁학교수목원(3개소): 대학생들의 학습공간과 지역주민의 여가 활용

2) 식물원

국내에서는 수목원과 혼용하여 사용하고 식물원 시설의 일부로 수목원을 포한시키기도 한다. 종 보존을 겸한 학술연구, 교육 및 공원적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식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에 힘입어 일부 법인들은 국제적인 규모로 발전하고 있으나 국·공립 식물원 외에는 특화된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국립DMZ자생식물원: 한반도의 동서를 잇는 국토생태네트워크의 핵심벨트로 분단 이후 50여 년간 민간인의 접근 통제로 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자연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DMZ의 다양한 식물자원 중 특히, 북방계 지역의 식물자원을 수집·보존하고, 통일 후 북한지역의 산림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연구와 동서 생태 축을 연결하는 DMZ지역의 희귀, 특산식물 보존을 위하여 고산식물원과 DMZ보존원, 저층습지원, 고층습지원, DMZ기억의 숲 등 크게 5개의 전시원으로 구성되었다.

⦁개인 식물원: 지역특산 식물자원에 대한 수집이나 전시, 정보 교류를 위해 법인이나 협회 형태로 활동하고 있으나 수목원과 명확한 구별이 없이 국·공립을 제외하고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3) 종자은행

생물다양성협약(CBD)에서는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현지내 보존을 원칙적으로 권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유지관리나 경제적으로 저렴한 측면에서 종자은행과 같은 현지 외 보존사업으로 더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각 기관별 고유 임무와 사업 활동은 다음과 같다.

⦁국립수목원: 국내 자생식물 및 해외 유용식물 종자의 수집. 산림식물 종자의 장기 저장기술 확립과 종자의 보존 센터 및 종자를 이용한 산업기반 구축 사업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 자생식물과 우리나라 희귀ㆍ특산 식물, 고산식물을 수집ㆍ증식하여 보존하고 이를 전시 및 교육. 세계 유일의 야생 식물 종자저장시설인‘시드 볼트(Seed Vault)’를 비롯한 연구시설과 26개의 다양한 주제의 전시원 보유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의 현지 외 보존 및 정보관리 기술개발 연구를 수행하며 국내 자생수종 및 소멸위기 산림유전자원 Seed Bank 운영

⦁국립생물자원관: 야생식물의 자원화와 소재화 연구와 국가야생식물종자은행을 운영하며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산학연에 종자를 분양하고 있으며 종자의 확보, 보존, 연구, 증식, 활용까지 연계한 사업

4) 그 외 보존 방법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육종의 재료로 활용되는 산림유전자원을 유전자 보존원 등 보존목적에 따라 각 수종별 산지나 집단 및 가계와 클론 등을 구분하여 시험림을 조성하였다. 조성된 시험림 76수종 209.0ha를 안정적으로 영구히 보존하기 위하여 현지 외 보존림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다. 복원 사업

현재 희귀 멸종위기 식물로 판정된 종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더 이상 위협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방지하고, 궁극적으로는 멸종을 피하고자 새로운 개체를 유입시켜 활력 있는 집단으로 회복시키는 가장 적극적인 보존 방법이다. 성공적인 복원사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후보지역의 생물, 환경, 생태적 특성 등의 면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종 다양성, 종내의 유전변이 특성 까지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1) 산림청

기후변화 취약 식물 종 보존 및 희귀·특산식물 복원사업을 통해 산림생물다양성 보존을 강화하고, 전국 단위의 식물보존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구축하여 산림식물종의 환경적응성 연구와 복원사업의 중추적 기반으로 육성을 위해『희귀·특산식물 보존 및 복원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수목원: 희귀·특산식물의 현지내·외 보존복원을 위한 증식개체 확보와 전시원 조성 및 식물소재 발굴 등 산림식물에 대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대량증식시스템을 구축하고, 또한‘유용식물증식센터’내 기후대별 식물자원온실 4동과 형질특성 평가실, 조직배양실, 환경적응 실험실, 식물자원보존 포지 등 운영

⦁국립산림과학원: 국내 유일한 산림유전자원 연구기관으로 기후변화 대응 연구를 위한 고산지역 분포종의 유전구조 및 유전생태 특성 구명에 의한 복원기술 개발과 소멸위기나 멸종위기 수종들의 현지 내 피난처 조성을 통한 복원지 유전다양성 복원기법 연구 수행

2)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증식·복원을 통해 한반도 생물종 다양성을 제고하고 생태계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증식·복원 종합계획』에 근거하여 사업을 추진을 시행하고 있다.

⦁국립생태원:‘멸종위기종복원센터’발족으로 멸종위기종 분포 조사부터 종 복원 기술개발, 증식·복원, 사후관리 및 멸종위기종 복원의 전 과정에 대한 총괄 기능과 다양한 종 복원 주체(국립공원, 서식지외 보존기관, 민간연구소 등)간 유기적 협력으로 종 보존 정책에 대한 조정과 통합기능 수행

⦁국립공원관리공단:‘국립공원종복원기술원’에서 생물자원의 주요 서식처인 국립공원내 식물유전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수집·증식·복원 역량 강화. 국립공원 내 멸종위기식물종의 서식지 내·외 보존, 식물유전자원 확보로 건강한 생태계 유지와 생물종 다양성 추구

⦁민간단체: 서식지 파괴, 남획으로 야생종들이 서식지에서 멸종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하는 것을 대비해 서식지 외에서 보존·번식하여 자생지 복원에 활용하기 위한 사전예방 체계로 운영하는 서식지외보존기관(24개, 2016년 기준) 등 협회나 법인들이 전국에 분산되어 지역별 복원사업 활동


Ⅴ. 북한의 식물상

현재는 정치적으로 교류가 용이하지 않으나 한반도의 다양한 식물자원을 고려할 때 북한지역의 식물다양성 보존을 위하여 구체적 방안을 준비하는 것은 남한지역의 자생식물자원 조사와 연구를 위하여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정보부족으로 많은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21세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도 북한지역의 자생식물 보존은 관련 전문가와 예산 부족으로 우리나라의 60년대 중반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법적, 제도적 측면에서는 체계를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며, 궁극적으로 북한지역의 식물다양성보존은 남북한이 공동적으로 협력해 나가지 않으면 통일 후 우리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 2001).

10여년이 지나고 최근 자료에 의하면 북한은 2012년부터 산림복구전투를 통해 10년 안에 수림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황폐지를 복원하기 위한「임농복합경영전락 및 행동계획(2015-2024)」을 수립하는 등 산림복구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국립산림과학원, 2017). 북한 주요 매체에 보도된 산림관련 주요내용을 발췌 정리한 이 연구자료에 의하면‘모든 산을 10년 안에 푸른 숲이 설레는 황금산, 보물산으로 전변시키자는 확고한 결신과 의지’라고하며 수림화 작업이 주를 이룬다. 즉 나무모를 키우는 것은 산림조성사업의 첫 공정이며 산림복구전투의 성과는 양묘장에서 나무모생산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고, 푸른 숲은 나무모밭(양묘장)에서 시작된다는 주장으로 묘목생산과 조림실적 활착률 제고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다행스럽게도 도시녹화와 산림다양성 파괴 문제를 다루며‘오가산자연보호구’를 언급하고 있는데 보도된 내용 중에는 산림내 서식하고 있는 주요 수종과 식물상을 언급하고 있어 몇 구절을 소개하면

⦁천년이상 자란 주목과 수백 년 자란 피나무, 잣나무, 전나무, 가문비나무, 신갈나무를 비롯한 큰 나무들이 울창한 수림을 이루고 여기에 길이가 40m이상 되고 직경이 10cm이상 되는 다래나무, 등 칡 등 덩굴나무들이 감겨 자라고 있어 천연원시림의 울창한 모습을 더욱 돋구어준다.

⦁여기에는 잣나무, 전나무, 찰피나무, 자작나무 등 온대북부요소의 식물들을 기본으로 하면서 누운측백나무, 만병초, 백산차, 땅두릅나무와 같은 한대성 식물들과 조릿대, 나도파초일엽 등 온대남부 요소의 식물들도 자라고 있다.

⦁식물의 종 구성이 다양하고 독특할 뿐 아니라 식물들이 무리를 지어 자라는 모습에도 일련의 특성을 가짐. 잣나무와 전나무는 해발높이 800-1,000m사이에 집중 분포되어 있고 그 아래로는 신갈나무와 피나무가 우세한 군락이 있음. 그 밖에 사시나무와 자작나무 군락, 바늘잎나무와 넓은잎나무 섞임 군락이 있다.

⦁‘오가산자연보호구’에는 산삼, 만삼, 참나물, 오미자나무를 비롯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식물들과 만년버섯, 느타리버섯, 자작나무혹버섯과 같은 식용 및 약용가치가 있는 버섯류 그리고 지의류와 이끼류도 많이 자라고 있다.

⦁‘오가산자연보호구’에는 800정보가 천연기념물(오가산원시림)로 등록되어 있으며 그 밖에 1,100여년 자란 주목, 700여년 자란 피나무, 400여년 자란 전나무와 잣나무를 비롯한 나무들이 천연기념물로 선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남북의 분단 이후 불행하게도 이와 같이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 할 뿐 세부적인 한반도의 생물종 파악을 위해 북한지역에 대한 연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국가기관에서 북한에서 발간된 생물학 관련 문헌 분석을 통하여 식물 총200과 996속 3,523종 중 전 세계에서 북한지역에서만 자라는 고유종은 장군풀, 쌍실버들 등 58종으로 보고하였다. 우리나라 문헌에 기록되어 있지 않는 식물은 총 314종으로 나타났으나 재배하는 종과 분류학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한 139종을 제외한 175종을 국가생물종목록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국립생물자원관, 2018).

이러한 결과를 정리한 국가생물종목록‘북한지역 관속식물’자료집은 한반도 자생식물의 현황을 분석하고 국가생물종목록에 추가 가능한 종을 발굴하는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분단이후 지속적으로 이질화되어 가고 있는 남북한 식물명의 현황과 그 원인 등을 분석하고 식물명 통일화 방안 마련에도 필요한 기초자료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자료에서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권고하는 기준에 따라 북한지역 붉은목록 작성 과정에서 적용된 종 선정과 평가방법들을 알 수 있고, 북한지역 희귀식물들에 대한 위기성 평가 결과에 따른 북한 유관식물분류군 구성을 소개한 자료이다(김 등, 2016).


[북한지역 붉은목록 작성을 위한 절차]


○ 희귀식물의 평가대상 종 선정과 평가방법

위기성 평가를 위한 대상 분류군들은 다음과 같은 자료들에 기초하여 선정하였다.

⦁2004년 북한 붉은목록에 서술된 위기 및 희귀식물 종들

⦁중국과 일본등 동아시아 인접나라들의 붉은목록에 포한된 북한에 분포된 식물들

⦁각종 관련도서들과 잡지들, 표본관자료기지(국가과학원 식물학연구소 표본관과 김일성종합대학 표본관 자료), 조선식물정보체계(조선의 식물) 3.0에서 지난 시기 위기 및 희귀성이 한번이상 취급되었던 분류군들

대상 식물들을 국제자연보호연맹 표준프로그램 RAMAS Red List(3.0판)에 입력하여 평가하였다.

 


○ 야외조사

개체 무리 및 개체 수, 서식환경자료를 3년간 자연보호구들과 식물다양성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지역들을 위주로 현지조사 진행

 


○ 희귀식물의 위기성 평가에 대한 논의

선발된 대상 분류군들을 RAMAS Red List 프로그램에 의해 예비적으로 평가하고 얻어진 예비적인 평가결과들에 대하여 국제자연보호연맹 지역안내서를 적용하여 최종적인 위험성 등급을 표2와 같이 결정하였다.

 

표2 에서 보는바와 같이 극심한 위기분류군(CR)은 47종, 위기분류군(EN)은 71종, 취약분류군(VU)은 94종, 위기에 가까운분류군(NT)은 85종 자료부족분류군(DD)은 80종으로 분석되었으며, 그중 붉은 목록의 멸종우려 등급(Threatened)들에 속하는 식물 종들은 212종이었다. 위험에 처한 등급들에 속하는 분류군별 종류는 양치식물이 11종, 겉씨식물이 6종, 속씨식물이 195종이었다.



Ⅵ. 남북 산림 협력분야

한반도는 지형학적인 특성과 기후적으로 남부지방 온난대 기후대에서 북한의 한대 및 고산기후대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좁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약 4,000여종이 넘는 다양한 식물자원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물구계학적으로 시베리아 남부, 중국 중북부, 일본 등이 포함되는 중일식물구계이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 서식하는 식물도 포함하고 있다.

같은 식물권내에서 인위적 단절로 인하여 가속화되어가는 희귀 멸종위기 종들의 보존을 위하여 기 살펴본 기관별 특성화된 다양한 보존방법과 국내 연구진들의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분야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북한 황폐지 복구로 한반도 생물다양성 회복

북한의 산림황폐지는 전체 산림가운데 30%(2014년)가 넘어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과거 우리나라의 50~70년대 황폐화된 국토와 유사한 상태로 추정된다. 산림 황폐화는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산림내 서식하는 생물에게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게 되어 산림의 황폐화로 손상된 생태계는 연쇄적인 영향으로 생물다양성도 잃고 다시 복원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우리나라는 UN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이자 20세기 대표적인 녹화성공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생태계의 교란이 더 진행되어 북한지역의 소중한 자원이 소멸위험에 처하기 전에 우리의 기술력과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의 결합으로 가칭『한반도녹화사업단』을 구성하여 백두대간의 생태계가 단절된 북한지역의 황폐지 녹화로 한반도 생태계 회복이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2. 남북공동 산림자원조사를 통한 한반도 식물상 재정립

한반도에는 지리적 특성상 다양한 식물자원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으나 불행하게도 남북의 분단으로 인해 북한지역에 대한 자료가 단절되었다. 최근 북한지역의 식물 3,523종이 담긴 조선식물지와 우리나라 국가생물종목록과 비교한 연구기관의 결과에서, 남북한의 식물목록에서 약 50%인 1,773종의 식물명이 다르며 그 원인으로 남북한의 정책적인 원인에 의한 차이, 표준어 표기법 차이, 문화의 차이에 따라서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단위의 희귀 멸종위기종의 보존대상 종선정과 보존방법에 대한 계획수립을 위해서는 실행에 앞서 50%의 식물명이 다르게 명명되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생물종의 정확한 식별과 분포 현황 등 모든 생물종의 명세를 상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통일된 평가체계로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남과 북의『산림자원조사공동 협의체』를 구성하고 한반도 인접국들의 식물분포 및 보존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식물지리학적인 관점에서 남북이 하나의 권역으로 된 한반도 희귀 멸종위기종 목록의 작성이 필요하다.


3. 고산 희귀 멸종위기종의 피난처 제공

어떤 집단이나 개체군의 동태에 영향을 주는 환경 변화 요인은 기후 변화와 식생 천이와 같은 생태적 변화를 포함하는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연적 요인 특히 기후변화에 의해서 교란을 받은 자생지 복원은 복원된 집단이 기후변화가 지속되는 자생지 환경 하에서 세대를 이어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집단들은 자생지 복원보다는 현지 외 보존을 통해 미래를 대비 하는 것이 적절한 전략이 될 것이다(한 등, 2015).

피난처를 이용한 희귀 멸종위기 수종의 보존을 위해서는 대상 수종의 자생지내 생태 특성, 미세 환경 특성, 현지내 적지선정, 유전다양성 유지 등의 기술이 필요하다. 산림청에서는「기후변화 취약 고산 식물 종에 대한 복원⋅증식 및 자생지 내⋅외 적응사업」과「기후변화에 취약한 유용식물자원에 대한 국가차원의 안정적 확보 및 보존 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환경변화에 취약하고 서식지 훼손들에 의해 개체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여 일부 산악지역에 고립되어 자생하는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눈향나무 등 남쪽지방의 고산 멸종위기 종들에 대해 피난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다양한 연구 사례지의 복원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국내 연구진들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이러한 멸종위기에 처한 남쪽의 고산지역 수종들이나 북쪽 지역에서 위협받고 있는 온대수종들의 적합한 『희귀 멸종위기수종 안식처』를 지정하여 상호 제공하고 보존하는 것은 한반도 생물다양성 보존차원에서도 절실히 필요한 현실이다.


4. 단절된 한반도 유전다양성 회복

제한된 분포 영역을 보이는 희귀 멸종위기 수종들은 일반으로 창시자 효과(founder effect), 개체군 병목현상(bottle effect)등에 의해 집단의 크기가 줄어들면 집단 내 개체간 교배가 제한적으로 일어나게 되며 근친교배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근친교배는 집단의 유전다양성을 감소시키게 되어 미래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약화되고, 또한 근교약세(inbreeding depression)에 따른 종자생산 및 적응력 감소는 후계목 갱신을 어렵게 하여 결국 집단의 쇠퇴로 이어지게 된다(국립산림과학원, 2008).

대표적으로 눈잣나무는 만주의 고산지를 포함한 시베리아 동부 극동지역의 북쪽에 주로 분포하는 수종으로 한반도에는 장백산, 묘향산, 금강산, 설악산에 분포하나 세계자연보존연맹의 분류기준에 의하면 멸종의 정도가 높지 않은 약관심종(LC) 으로 보고되고 있다. 설악산 눈잣나무 집단이 현재는 유전적으로 안정된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나(임, 2017), 국가 단위에서는 남방 분포 한계 집단으로서 설악산에서만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개체수도 적어서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자생지 환경악화로 인한 절멸 위험으로 멸종위기종(CR) 으로 평가되고 있다(국립수목원, 2008).

반도의 특성상 남북의 분단으로 이동이 제한적이었던 남쪽지역 남방분포 한계지의 북방계 수종들과 북쪽지역 북방분포 한계지의 남방계 수종들의 상호 자생 집단들과 교류가 필요하다. 유라시안 대륙의 극동지역에서 남하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고산지역 잔존 집단들의 유전다양성은 러시아 집단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어 북쪽 집단들과 교류를 통하여 유전다양성을 회복하고 지속적으로 활력 있는 집단으로 유도함으로서 서식지가 위협받는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5. 복원 및 재생기술의 공유

복원의 목표는 소멸위험에 처한 개체나 집단의 활력을 복원하는 것으로 천연집단의 구조와 환경 조건의 파악 그리고 복원된 집단들의 다양성 증대로 복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천연집단과 복원 재료의 유전 구조, 그들의 생활사와 집단 동태뿐만 아니라 생태 군집 내 내⋅외 인자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이해까지 수반되어야 한다.

산림유전자원 복원이라는 측면에서의 현지 외 보존은 다른 특성 즉 현지에 직접 식재하여 종자에 의해서 세대가 유지되고 서로 다른 집단 간 유전적 교류를 통해 유전변이가 유지되거나 증가될 수 있는 재배 기술을 적용하는 진화가 가능한 동적보존의 특징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현지 외 보존 전략의 특징은 안전을 추구하는 정적인 보존이 활용되고 있다.

즉 종자은행, 배양조직 은행, 클론 저장고, 식물원 또는 수목원 등은 모두 보존의 대표인 예이다. 북한의 희귀 멸종식물의 증식을 통한 개체군 보존전략은 북한자생식물의 실태조사 후 협력방안을 수립이 필요한 사항이나 사안에 따라 우리의 현지 외 보존기관인 각 수목원과 종자보관시설, 배양기술을 활용하여 증식 후 북한지역에 이식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6. 남북 연구자 교류 및 연구재료 교환

희귀 멸종위기 종들은 대부분 서식지가 매우 열악한 상태로 생육환경과 생리·생태적 특성 등 대상종의 기본정보를 포함한 집단의 생물학적 특성을 규명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수반되어야 만 정확한 보존방법의 판정이 가능하고 후속조치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수행하기 위하여 실질적인 식물개체군의 동태를 파악을 위한 상호 전문가 교류와 대상종의 정보, 필요에 따라 유전적인 특성을 분석을 위한 실물의 교환 등 보존방법에 따라 다양한 인적 물적 교류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Ⅶ. 결 론

생물다양성보존 협약의 비준으로 세계 각국에서는 생물자원의 보존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나고야의정서 협약 이후 자원의 전쟁 시대를 방불케 하는 자국의 자원 확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번 소멸되면 그 종의 고유한 유전자원은 재생이 불가능하게 되므로 미래를 위하여 먼저 희귀 멸종위기종의 보존은 더욱 소중하고 시급한 사안으로 그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

한반도는 산지와 유·무인 섬들이 함께 어우러져 지리적 여건과 기후 조건이 매우 독특하다. 북쪽의 백두산에서 남쪽의 지리산까지 한반도의 생태계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백두대간과 서해안과 남해안의 도서지역, 화산섬인 울릉도와 독도,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형 조건과 삼면이 바다로 구성되어 있는 지리적 특성은 생태계의 다양성을 유지시켜 왔다. 특히 우리나라 비무장지대(DMZ)의 경우 우수한 자연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 등 이용이 우선시 되는 개발시대를 지나면서 환경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자연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많은 변화를 겪고, 문화적으로 식물의 채집을 당연시하는 인식과 전통적 관습에 의하여 식물자원의 보존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국가차원의 대응과 많은 전문가 그룹, 관련단체들의 적극적인 노력 결과 현재의 보존 체계가 조기 정착하게 되었다.

기 살펴본 국가연구기관의 북한의 식물지에 발표된 자료 분석 결과에서 보듯이 전체 3,523종 중 50%에 가까운 식물명이 서로 다르고 남한 문헌에 기록되어 있지 않는 식물도 총 314종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분단이후 지속적으로 이질화되어 가고 있는 남북한 식물명의 현실과 단절된 정보로 자원 파악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한반도는 동일한 면적의 다른 지역에 비해 풍부한 자생 식물종을 가진 지역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총체적인 현황을 파악하기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에 서식하는 자생자원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물주권 확보뿐 아니라, 세계에서 우리만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원을 적극 발굴하여 소멸되기 전 수집·보존하여 장래 외국자원과의 자원교환 이용측면도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한반도의 보다 세밀한 생물다양성 규명을 위해서는 상호 식물상 정보나 유전자 분석을 위한 샘플교환 등이 진행되고, 관련 연구자들의 상호방문을 통한 현지 공동조사 등 우리의 자원보존 노력이 선행되고, 지속적으로 남측과 북측에 자생하는 집단들을 상호 교류함으로서 단절된 생물다양성을 복원하고, 특히 고산지역에 잔존하여 있거나 격리 분포되어 멸종 위험이 높은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의 종들에게 우선적으로 피난처 제공 등 활발한 남북협력을 통하여 희귀 멸종위기 식물의 보존 기반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Ⅷ.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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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산림과학기술협력제안 세미나 원고, 2019.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