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주도로 출범한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가 16일 유엔총회 옵서버 지위를 획득했다. 우리가 주도한 국제기구 가운데 유엔 옵서버 지위를 얻은 것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이후 두 번째다. 산림 분야 국제기구로는 유일하다. AFoCO는 기후변화와 산림 복원 등 국제적 산림 현안에 대응하고 아시아 국가 간 산림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2009년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제안했다. 이후 회원국 가입과 설립 준비를 거쳐 2018년 설립됐으며 사무국은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베트남, 동티모르, 부탄, 미얀마, 캄보디아, 브루나이, 필리핀, 라오스, 태국,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등 13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유엔의 옵서버 국제기구는 모두 103개. AFoCO는 앞으로 유엔산림포럼(UNFF), 산림협의체(CPF) 등의 참여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산림 현안을 글로벌 산림정책 논의의 반열에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엔환경계획(UNEP) 고위층은 최근 “에볼라에서부터 에이즈, 사스, 신종인플루엔자, 메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50년간 인간을 위협했던 대표적인 신생 전염병은 산림 훼손 등 환경 파괴와 무분별한 개발에서 비롯된 동물에 의한 전염”이라고 지적했다. 또 산림 면적이 1km² 훼손될 때 매개 확산 현상으로 말라리아 발병 건수가 평균 27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2%는 산림 파괴가 원인이며, 그중 25%는 산불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총, 균, 쇠’, ‘제3의 침팬지’, ‘섹스의 진화’ 등의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69)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인류를 천천히 죽이고 있는 세 가지 문제, 즉 기후변화, 자원고갈, 사회 불평등과 비교하면 경증(輕症)”이라고 진단했다. 그만큼 기후변화에 대한 각국의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산림을 통한 탄소 흡수원 확충은 기후변화에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다. AFoCO가 유엔 옵서버 지위를 획득한 것도 이 같은 세계적 위협 속에서 산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AFoCO는 이를 해결하는 대안기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AFoCO는 앞으로 코로나19, 기후위기 등 인류가 당면한 위기 속에서 산림의 역할을 강조하고 우리나라와 아시아 국가의 협력과 위기 대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AFoCO는 또 유엔총회 옵서버 지위 획득을 계기로 유엔 3대 환경협약(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사막화방지)의 이행과 세계산림포럼(UNFF),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고위급 정치포럼(UN HLPF) 등 다른 국제공조 체제와의 협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내년부터 시작되는 ‘유엔 생태계 복원 10년 계획’에 맞춰 아시아 지역 산림을 통한 기후·환경위기 대응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제 공동의 노력에 참여할 계획이다. 향후 회원국 범위를 확대해 재원을 다변화하고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력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구 설립 때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산림 협력 사업을 통해 노력을 기울인 산림 탄소 흡수원 확충,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재해 경감, 산촌지역 주민 소득 증진을 통한 빈곤 개선 노력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전염병 발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비교했을 때, 산림 훼손 저감을 위한 투자가 비용 효율적이며 현명한 선택”이라며 “향후 아시아산림협력기구를 중심으로 산림 분야의 투자와 협력을 통해 더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이며, 안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날짜:12/22/2020 07:30 AM
  • 위치

죄송합니다. 등록기간이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