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내 나무 한 그루 꼭 가져보세요.’ 산림청이 서울 남산 면적의 74배에 이르는 2만1000ha(약 6352만5000평)에 나무 5000만 그루를 심는다. 국민 1인당 1그루꼴이다. 산림청은 21일 전남 고흥에서 올해 첫 나무 심기 행사를 열고 전국적으로 나무를 심는 분위기 확산에 본격 나섰다. 앞서 산림청은 2019년 슬로건으로 ‘미래 100년의 시작, 새 산 새 숲’을 내걸었다. 남과 북의 힘을 합쳐 한반도를 푸르게 가꾸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 ‘녹색통일’의 기반을 확실하게 구축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산림청이 구상하는 식목의 방향은 △숲을 고부가가치의 경제자원으로 만들기 위한 경제림 단지 조성 △숲의 공익적 기능 강화 △숲의 역사·문화적 가치 증진에 맞춰져 있다. 먼저 1만1789ha에 산림경영 및 지역 특성에 맞는 경제수종과 옻나무 헛개나무 같은 특용자원 등을 심어 산림의 경제적 가치 제고와 임업인 소득 증대를 꾀한다. 산불과 소나무재선충병을 비롯한 병충해 피해를 입은 산림을 복구하고 길가와 생활권 경관 조성 같은 산림의 공익기능을 더 높이기 위해 총면적 4060ha에 큰 나무를 심는다.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 도시 외곽 산림에 ‘미세먼지 저감숲’ 4000ha를 새로 가꾸고 산업단지같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주요 지역 주변에 ‘미세먼지 차단숲’ 60ha를 조성한다. 도시지역 숲도 강화한다. 녹색쌈지숲 110곳, 생활환경숲 83곳, 산림공원 23곳, 가로수 596km, 학교명상숲 96곳,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시설 나눔숲 33곳을 조성한다. 나라꽃 무궁화 보급을 위해 관공서와 학교 등에 무궁화동산 17곳도 꾸미기로 했다. ○ ‘반려나무’를 길러 보자 산림청은 제74회 식목일을 맞아 ‘내 나무 갖기 캠페인’을 확산해 국민 각자가 직접 자신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반려동물처럼 반려나무를 가져보자는 것이다. 내 나무 갖기 캠페인은 나무 나눠 주기, 내 나무 심기, 나무시장 개설로 나뉘어 열린다. 다음 달 20일부터 4월 5일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국유림관리소 등 194개 기관에서 유실수 조경수를 비롯해 묘목 98만 본(本)을 무료로 나눠 준다. 다음 달 22일에는 서울 중구 만리동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내 나무 갖기 한마당’ 행사를 열고 1인당 3본씩 5000명에게 모두 2만 본을 배포할 계획이다. 다음 달 1일부터 2개월간 전국 산림조합 125곳에 나무시장을 열어 좋은 묘목 560만 본을 보급 차원에서 저렴하게 제공할 방침이다. 나무를 자신의 산이나 들에 심기를 희망하는 산주(山主)는 산림 소재지 시군구 산림부서에 신청하면 비용의 9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지역별 묘목 배부처와 나무시장 운영 장소, 나무 심기 행사 계획 등은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다양한 나무를 심어 ‘숲속의 한반도’ 만들겠다” ▼ 김재현 산림청장 인터뷰 “다양한 나무를 심어 경제적으로 유용하면서 생태적으로 건강한 산림자원을 육성하고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의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나아가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맞아 남북 산림협력이 왜 필요한지 국민 공감대를 넓히도록 하겠습니다.” 김재현 산림청장(사진)은 2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나무 심기 추진 계획과 그 배경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 청장은 “나무 심기의 핵심 슬로건인 ‘새 산 새 숲’은 녹색환경에 대한 국민적 수요와 시대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가치”라며 “한반도가 모두 푸른 ‘숲속의 한반도’를 만들어 가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남북 산림협력에 대해 김 청장은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산림 분야 협력관계의 수위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 공급할 묘목을 키우는 양묘장 조성과 병해충 예방 사업 등은 지금이라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숲속의 한반도를 가꾸는 첫걸음은 식목”이라며 “식목일을 맞아 국민 모두 자신만의 나무를 심고 가꿀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대전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